축구대항전 시장기대회 결승전 이야기 _1
꿈만 같던 결승전에 우리학교가 우여곡절 속에 진출을 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나는 계속 이 장면을 상상했었다 많은 관중 속에 내가 골을 넣고
친구들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소리 지르는 모습을 계속 꿈꿔왔다
그 영화같은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중앙 단상에 있던 우승트로피가 더 가깝게 느껴졌고 우리의 뜨거운 열정은 불타올랐다
아버지께서 마사지를 해주시고 천막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한마디 하셨다
아들! 믿는다!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거 같아 뒤돌아 보지 않고 울음을 꾹꾹 참으며 걸어갔다
마사지도 받고 위로를 받아서 인지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4강 경기까지 부담감과 여러 이슈로 인해 지쳐있었는데 집중이 되면서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결승상대 학교팀은 작년 준우승팀이었던 오산초등학교였다
오산초등학교는 전문축구부감독님께 주 3회 훈련을 받는 절대 강호 팀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1경기 이기면 잘했다고 생각했을 우리 학교인데 결승까지 올라왔으니 말이다
결승전 시작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는데 뜻 밖에 결승 진출이라 4,5,6 학교 학생들이 집으로 가지 못하고
운동장에서 우리 응원을 늦은 시간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 결승전 전에는 시에서 유명하신 분들과 악수를 돌아가며 하고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고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파이팅 기합을 넣기 위해 어깨를 둘러싸며 머리를 모았다
야 미쳤다 진짜 우리가 우승하겠다 꼭 이기자 진짜 이기자 우리!!!
헛둘세이 파이팅!!!
하나 둘 셋을 빠르게 혀를 굴리며 길상이가 선창을 외치고 우리는 파이팅을 외쳤다
휘슬소리와 함께 전반전이 시작되었다
소리를 지르며 상대에게 달려들었다
공설운동장이 우리 학교와 더 가까운 우리 응원단이 더 많았고 우리 홈구장 느낌이었기에 기세 등등 했다
초반분위기는 우리가 우세했고 중앙수비를 보던 발 빠른 현덕이가 나에게 볼을 뻥 차 주었다
볼은 나와 상대 중앙수비 앞으로 떨어졌고 몸싸움을 하며 볼을 쟁취하기 위해 뛰었다
컨디션 좋았던 내가 발을 먼저 갖다 대며 드리블을 해 나갔고 2번 터치 후 그대로 골대를 보고 슛을 했다
빠르게 뛰던 템포에 볼이 제대로 발등에 얹혀 맞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함성이 울려 퍼졌다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그래 이거야 내가 꿈꾸고 바랬던 장면 이거라고!!!
친구들이 나에게 달라 들어 나는 잔디에 그대로 굴렀다
너무나 기뻤다!
다시 집중해서 오산초등학교 볼로 플레이가 진행되었다
경기는 완전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고 상대팀 에이스들은 혼자서 드리블하다가 뺏기고 드리블하다 뺏기면서
우리 팀 수비들이 정말 우세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벤치로 기분 좋게 모였다
교장선생님께서 오셔서 나를 번쩍 드셨다 네가 해낼 줄 알았다 잘했어!!!
감독님 코치님 모두의 격려 속에 나는 더 자신감을 가졌고 기분도 최상이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친구들과 우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쉽게 이길 거 같다고 자신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오산초등학교애들이 각성했는지 거칠게 우리를 몰아붙였다
우리가 너무 자신 만만했던 탓인가 볼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뱅글뱅글 돌아가기 시작했고
우리 진영에서 돌던 볼이 우리 수비맞고 코너킥이 되었다
코너킥이 올라오고 우리 키퍼 인성이가 볼을 캐치하려고 점프했는데
상대팀 공격수와 경합 중 밀려서 볼을 건질지도 못했고 상대팀 등에 맞고 그대로 골이 된 것이었다
우리는 파울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불만 가득한 채 골로 인정이 되어 버렸다
1:1 스코어 경기의 균형이 팽팽 해졌다
경기흐름은 오산초등학교로 완전히 넘어가서 우리에게 기회조차 없었고
나도 볼없이 계속 뛰어다니기만 했다
계속 끌려가던 중 오산초등학교 10번 에이스 선수가 드리블을 하면서 슛을 했는데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우리는 넋을 놓고 골대만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절망적이었고 이대로 끝나는 거 같아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 순간 우리 학교 응원석에서 꽹과리 소리와 함께 우리의 이름이 하나씩 불리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우리를 응원했다
우리는 다시 힘을 내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고 다짐하며 경기에 임했다
생각했다 이대로 끝난다면 저 10번이 mvp가 될 것이고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잊히겠구나 이대로 끝내선 안 된다 절대 안된다
포기하면 안된다
오른쪽에서 정혁이가 드리블로 한 명을 제친 후 나에게 패스를 했다
수비도 달려오고 있었고 후반전 첫 터치였는데 아직 생생하게 기억난다
골대와 먼 거리였는데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대로 인사드에 맞혀 골대로 밀어 넣었다
그 볼이 골대로 굴러가는 게 아주 천천히 지나가는 게 다 보일 정도였는데 수비사이를 비켜
그리고 왼쪽 골기둥과 다이빙을 뜬 키퍼 손 사이로 그대로 흘러 들어갔다
동점골이 터졌다
천금 같은 2번째 골이 터진 것이다
거의 막판에 들어간 골이라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고 밖에 교체로 대기 중인 친구들까지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역시 네가 해낼 줄 알았다
최고다 칭찬이 쏟다지고 나는 다시 힘을 냈다
오산초등학교 볼로 경기가 재개되었고 나는 그대로 달려들었다
그 시간에 어디서 그런 체력과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짐승같이 뛰었다
그리고 볼을 빼앗고 상대 골대를 향해 드리블을 했다
점점 골대와 가까워졌고 키퍼와 1대 1 상황이 되어 슛을 하려는 순간
뒤에서 엄청난 충격이 왔고 나는 그대로 앞으로 굴렀다
나는 지친 상태에서 마지막 힘을 쏟은 상태라 일어서지 못했고 멍했다
경기장 밖은 아수라장이 되어 고성이 오갔다
주심이 파울도 주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를 끝내 버린 것이었다
정말 무게 있으시고 근엄하신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화가 나셔서 심판진에게 항의를 하셨고
우리 학부모님들까지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따지고 계셨다
경기 종료가 된 줄도 그리고 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진 사실도 몰랐기 때문에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된 거냐 물으니 파울인데 그냥 경기가 끝이 났다고 들었다
화가 날 기운도 없었고 그때 넘어진 후 충격이 심해서였는지 맥이 쭉 빠졌다
한참을 교장선생님께서 항의를 하셨지만 번복은 없었고 우린 운동장을 빠져나왔다
2대 2 무승부로 마지막 승부차기를 준비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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