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축구대항전 시장기 대회 D-7
대진표 추첨이 있었다 16개 팀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다
우리 학교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작년 우승 학교팀인 포천초등학교와 첫 경기를 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작년에 6학년 형들이 축구대항전 시장기 대회를 나가서 16강을 이기고 8강 두 번째 경기에서
포천초등학교를 만나 3대0을 완패를 했고 또 포천초등학교가 우승까지 했기에 우리 준비부터 움츠려 들었다
토너먼트 경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훈련이 끝나고 마지막에 항상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첫 스타트 1번 키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골 성공 확률 90% 이상의 키커가 차야 했다
그중 우리 키퍼였던 인성이가 파워가 제일 좋았고 횟수대비 가장 많은 골을 성공시켰다
다음 동규, 나였다
하지만 나는 1번 키커이고 싶었다
왜냐 나의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이고 주인공, 영웅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좀 뻔뻔했기 때문에 못 넣으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있어 부담도 없었다
코치님께서 인성이를 엄청 칭찬하시면서 생각할 것도 없이 1번 키커로 지정하셨다
나는 못마땅했고 키퍼였던 인성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평소 산만했고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믿을 수 없어 코치님께 몇 번을 말씀드렸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포기하고 나는 2번 키커로 선정이 되었고 대회 전까지 계속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운동장에 드럼통이 있었는데 그걸 골대처럼 만들어 놓고 맞추길 반복했다
볼이 드럼통을 맞을 때 마다나는 쾡 쾡 소리에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우리끼리 경쟁이 붙어 누가 잘 맞추냐 대결을 했고 인성이는 항상 드럼통 위를 맞혔고 나는 드럼통 아래를 마쳤다
코치님도 친구들도 모두가 인성이 볼이 골대로 따지면 더 막기 어려운 좋은 코스라고 칭찬했고 나는 굴러서 가는 볼이라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씩씩 거리면 내 고집을 펼쳤다
그렇게 우리는 드럼통과 성장통을 함께 하며 축구대항전 시장기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 D-3
수업을 마친 후 고무줄만 하면 싸우던 각 반에 기센 여학생들이 우리 반으로 모여들었다
쉬는 시간에 또 싸우고 끝이 안나 한바탕 하는 줄 알고 나는 싸움구경에 신이 났는데... 어라
웬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며 웃고 난리가 났었다 곧이어 미술선생님께서도 오셨다
무슨 일인가 싶어 훈련을 하러 가지 않고 조금 앉아 지켜보았더니
대회 때 응원할 플래카드를 만들려고 모인 것이었다
그렇게 불같이 싸우던 여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미술선생님 보조아래 티브이에서만 보던 플래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HOT, 젝스키스 팬들이 응원하는 그 플랜카드를 우리 축구부를 위해 만들어지니 신기하고 설레는 마음이었다
그걸 보고 더 힘이 나서 훈련에 임하고 다짐했다 축구부원들에게 플래카드 소식을 알렸더니
분위기가 좀 더 승리를 향한 열망이 고조되어 집중력 있게 훈련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어느 조직이든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경쟁을 통해 건강한 욕망이 표출되고 순수한 자아실현의 욕구가 발현된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고 이기고 싶은 감정은 본능적이라 생각한다
경쟁상대가 없다면 그냥 그 자리에서 머물러있고 더 이상의 발전은 의미가 없어지며 나태해질 것이다
또한 내부의 경쟁으로 인해 개인의 능률이 성장하는 것은 곧 팀의 능률이 오르는 것이고 상대보다
압도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골방으로 나를 밀어 넣어 고뇌하고 번뇌하는 행위는 현명하지 못한
자기 세계관만 확장시켜 여유가 없는 고집스러운 유형의 사람이 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간관계 속에서 비교하기도 비교당하기도 하며 깨달음을 얻고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욕망을 일깨워 살아가야 자아실현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노력 없이 결과 없이 내 고집스러움으로 코치님에게 1번 키커가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1번 키커가 되었다면 나는 그저 그런 고집 강한 혼자만의 세계의 같이 어리석은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종교를 믿고 그 뜻 받아 열심히 행복한 삶을 꿈꾸면서 본인의 재미와 흥미를 무분불별한 낚시를 하며
고뇌의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피워 되던 담배꽁초를 길바닥이나 바다로 던져버리는 행위는
과연 진정한 자아실현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의 삶이 가치가 있듯 타인의 삶도 가치가 있고 내가 사는 세상이 밝아야 한다면 타인이 사는 세상도 밝아야 한다
우린 조건 없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공존해야 하는 공간과 시간에 놓여 있다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
서로를 존재를 인정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다시 경쟁을 해야 한다
더 좋은 시간과 더 좋은 경험을 누리기 위해 몸도 마음도 생각까지 성장을 해야 세월의 어울리는 모습이 갖춰진다
말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아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의 모습은 존중과 존경을 받고
늘 말은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그들에게는 노여움과 안타까움이 생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원한다고 말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잘하면 잘했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진정한 삶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현실에 빠져 욕망을 숨겨가며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는 삶을 부끄러워하며 나서지 못하더라도
올바른 소리에 힘을 보탯줄 알고 응원하는 나약한 존재를 인정하지만 위대한 도약을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본다!
초등학교 가장 뜨웠던 시간이 그렇게 기억되고 나침반이 되어 지금의 나로 완성시켜 나간다
그 시절 우리는 부족했지만 서로 격려하고 작은 소망들이 모여 큰 발걸음으로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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